산 머슴아 겨울 이야기
소중한 친구
친구야
아름다운 것은 없구나.
그보다 더 소중한 것 또한 없잖아.
맘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너
힘들 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너의 그런 친구이고 싶었는데
참 싶질않구나.
너 힘들어 울고 있을 때
그저 소리없이 다가와
"힘 내" 라고 말하며 어깨라도 두들겨주고 팠는데 ~
"너 어젠 뭐 했길래
얼굴이 이렇게 새까많게 탔느냐 ? "
하며 서슴없이 아무 꺼리김없이
속 시원히 건네줄 수 없었던 나
너무 했구나
행복은 잠깐이라던가 ?
싶게 다가오는 아무런 행복이야
뭐하여 탐하리오만
검 씹어도 물리지않는
칡뿌리 같은 너
올 봄에는 물오른 칡뿌리라도 씹우며
단 물 삼키며 입술을 시꺼멓게 물들이면 어떨까 ?
힘없이 깔려 내리는 네 목소리에도
힘이 실려 묻어나면 참 좋겠지
산고의 아픔을 건너서
연륜으로 지켜주는 산파 할머니같은 너의 비릿함
그런 가는 끈을 이어주는 너가 엊그제 같았는데
보이면 숨어들고
안 보이면서도 몰래 ~ 몰래하는 너
바윗 길 타던 너와 나의 발자욱마다
퍼붓는 계절의 아픔이 다 씻어가려나
서릿발 이겨내는 겨울
너와 나 인고의 봉우리를 넘어
크랙의 틈 바구니에 우정이 세월의 병이 되어
겨울 바람에 뭍힌 속내에 나를 그려본다
고마운 친구야~~ 라고
山 竹
간장 도려내는 계절
올 겨울 너와 나
마음 하나에 불 사르면
봄이 뜨거워져 괜찮겠지 ~ ?
山 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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