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변 秋 景
가을 낙엽차 한 잔 주세요
가을 각테일 한 잔 하고픈 마음이에요
올 여름이 너무 혹독해서인지
목이 타네요
지난 해 가을 남겨 둔
단풍길 북한산 기슭의 단풍 숲속
그리고
숨겨둔 낙엽을 긁어 모아서
하늘에 날려서 멀리 멀리 띄워 보내고파요
나의 님에게로 말이에요
시퍼런 하늘은
미운 여인의 심보처럼
엊그제는 쌀쌀한 찬 기운이 옷깃를 스미게한다
가슴이 좀 시려오지만
마구 달려며 패달을 밟고
힘주어 선유교를 지나고 성산대교를 휘~돈다
내 사랑이 반기는 미라보 다리에는
어느새 달 여울 떠 가고
강 여울에 흐르는 작은 그림자 하나 있다
그림자 떠가는 곳에는
여름 날의 짧은 추억이 떠 내려간다
사랑하는 친구야
찬 바람이 등뒤로 따라오지만
참 아름다운 강변이 퍽이나 좋구나
오늘은 너와 가을을 담은
가을 단풍차 한 잔 하고싶다
너의 아름다움과
나의 사랑을 섞어서 말이야
sanj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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