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봉선 - 1
남 한 산 성에서 만난 들꽃들
친구야
토요일
갑짜기 천둥치고 소나기가 한시간여 퍼붓던
삼천리골 의상능선에서
혼줄이 나서 급거 안전지대로 피신을 하느라
혼줄이 났단다
비가 그친후의 오름길에
눈에 띄는 연분홍의 물봉선꽃
빗 방울에 젖은 물봉선 찍다보니
갑자기 모기들이 달려들어
팔뚝에 빨간 반점이 생기고
따갑고 아려서 고생을 했지뭐니
그래도 들꽃사랑에 팔뚝을 긁으면서도
웃움이 나오니말이야 ~~
물봉선 -2
다음날 일요일엔
남한산성 산악훈련 길로 오르며
여기저기 야생화를 찾느라
다리 아픈줄도 모르고 . . .
친구야
저기에 뭐가 보인다
소풍에서 보물찾기하는거 알지
쉽게 못 보는 노란 물봉선꽃을
나는 보았단다
찾았단다
얼마나 예쁜지 귀여워서 죽겠네
정상의 성곽 길 아래에
눈괴불주머니 노란꽃들속에
숨어 있길래 까꿍하며 찾았단다
노란물봉선 - 1
애들이
누굴 기다리고 있었을까 ?.
아마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봐 ~ ~
반갑다고
혀를 내미는 모습이
내 어릴적 같았단다
코 흘리며 애롱하는 모습말이야
노란물봉선 - 2
청량산(남한산성) 비탈길 저기에
그날은 나의 즐거움이 얼마나 컸는지
아마도 너는 모를 거야
아니
너는 알고있을 거야
그렇게 산길이 좋아
어제는 삼각산의 북한산성
오늘은 청량산 남한산성 산길을
두루두루 헤치며 초가을 섭렵을 했으니 말이야
산이 있어 나를 부르는지
꽃이 이뻐 내가 오르는지
내 마음 말수가 없단다
성곽위에 자리잡은 씨알이
이렇게 홀로 자라나서
가을을 채비하며
성곽을 지키며 있구나
마치 병자호란을 아는지
아래를 구벼보며 호령하듯
으젓하니 말이야
눈괴불주머니
산길 숲속안의
고운 얼굴들을 곱게 담아서
강바람에 실어 보내니
살짝 뜯어서 보려므나
진 노란색 눈괴불주머니가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화사한 얼굴 참으로 아름다워라
새 색씨 고운 얼굴처럼 신선하구나
며느리밑씻개
며느리 밑씻개는
덤으로 동봉해서 보내는것이니
웃어주면 고맙겠구나
꽃 이름이 이상하다고
흉보는건 아니겠지
다 사연이 있는것이기에
나중에 재밌게 들려줄께
그럼 친구야
다음에는 너의 재밌는 소식 전해주려므나
기다릴게 . . .
쑥부쟁이
저기에
들꽃속에 너가 있잖아
그리고
숲속 우거진 들길에는
너를 기다리는 내가 있으니 . . .
산 죽
물봉선 ,
노란 눈괴불주머니 . 하얀 쑥부쟁이
성곽길의 야생초 이쁜 꼿속에
가을을 노래하며
내 마음은 뀌뚜라미가 되어
어느새 가을 밤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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