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바람 불어오네
참 별빛이 곱구나
언제 노을이 숨어가고
금새 어둠이 산속을 뒤덮였구나
그 날
사기막골로 들머리를 시작하며
계곡의 특별 생태보전지역옆을
오랜만에 지나간다
작년 여름까지만해도
수려한 계곡물이 좋고
들꽃 몇개 피어나던
개천같은 맑은 곳이었는데
이젠 접근이 통제되어
늪지같은 계곡으로
변하여 생태의 숲이 무성하다
서덜취꽃
한참을 올라서서
염초능선 안부 오름길 숲속은
초가을 숲속의 아늑함이
퍽이나 고요스럽다
그리고
올가을 처음 대하는
서덜취꽃이 고개들고
지나는 산객의 마음을 끈다
검보라색 바늘같은
꽃잎이 막 벌어지며
사랑을 부르는 듯
무척이나 멋있다
누리장나무 열매
한 여름
하얀꽃잎에 꽃술을 날램이며
곱게 피던 누리장나무에는
진홍빛 꽃받침에
검푸른 열매가 댕글 댕글
맺혀있어 가을의 정감을 더 한다
염초봉 암릉
언제나 처럼
늘 으젓한 염초봉의 거봉들은
초가을 9월의 푸른 하늘에
제 모습 더 빛나보인다
가슴은 슬며시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고
확 트인 바위벼랑 아래의 절경은
힘든 여정의 보답을 묵언으로 전해준다
파랑새바위 가는 길에
염초봉 능선의 벼랑위 넓은 바위에서
진한 감동의 휴식을 갖고
산성 바윗길을 따라
오르고 돌고 또 다시
산경의 멋스러운 풍광에 빠진다
산 구절초
가을 산속 깊은 바윗길 한 구석에
외롭게 자리잡은 산구절초꽃
희고 고운 꽃잎이 바람에 몸을 떨며
반가운 마음에 발걸음을 멈춘다
구중 산속 미인이로다
i
미역취 꽃
깊은 파랑새 골짜기 내림길에는
진노란 꽃색의 미역취꽃이
기간 긴 모가지를 내밀며
나를 기다리잖아
푸석푸석한 고사목 옆에서
용케도 가을단장 하고서 말이야
가을의 골짜기는
이제부터 오색 색감으로
화려한 변신을 하며
누구를 위해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겠지
가을 골짜기에
뭔가 들려오는구나
날 부르는 소린가봐
숲길로 넘어 바윗길을 따라
파랑새 안부의 염초능선 향한다
그리고 조금 내친김에
안부 숨은벽으로 올라간다
2주전의 바위떡풀의 고운 모습 담아 온
이끼바위 골짜기로
걸음을 재촉하며 찾아나선다
바위떡풀이 아직 남아 있는지
잠시 잠깐에 다 지고 없는지...?
바위떡풀꽃
궁금증은
숲속 바위벽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이 번쩍이고
가슴이 뭉클해온다
아직 피어있구나
마구 피어있다
배남에서 카메라를 잽싸게
꺼내어 들이댄다
일몰이 지는 시간이라
제대로 나올려는지 ...
내심 걱정반이다
다행히
몇장의 이미지가
제 모습 보여주어
가볍운 인사라도 청하는 듯
미소짓는다
고맙다고 ...
아니 내가 더욱
고마울뿐이다
노을이 저무는 산속은
적막의 고요가 말없이 흘러갑니다
불빛지는 날머리길은
아직도 먼 거리 길
후래쉬를 꺼내어
어두운 산길을 걸어
조심스레 산문을 내려선다
야경 - 구파발 방향
긴 산행 길에 다리도 풀리어
자그만 돌부리에도
채이며 비틀거리지만
마음은 뿌듯해온다
갈증을 달래려 생수병을 꺼내니
몇 모금의 물이 남아있어
한컵 두입 들이키며
가슴속을 풀며 마음을 달랜다
밤길의 가로등처럼
저 멀리의 불빛이 반짝이며
조심 조심하라고
말을 거는 듯 다정하다
뒤 돌아본 인수봉과 인수릿지능선이
검스레 어둠속에도
크나 큰 모습이 섬찟하다
오늘도 산 길에 만난 들꽃
바윗길의 암릉과 파란 하늘
숲속 풀잎과도
말없는 작별속에
밤은 자꾸 어둠속으로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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