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북한산의 야생화 산길
8월의 뜨거운 날씨에
비지땀이 흠뻑하다
오늘깨나 땀을 흘려야하나보다
들머리길 불광사를 지나고
향로봉가는 능선길에 올라서니
건너편 족두리봉이 아득하다
무릇 -1
뜨거운 햇살에 눈이 부시고
바윗길 이어진는 사면길에
보라색빛 야생화 몇개체가 피어난다
이름하여 무릇꽃이다
작은 꽃들이 좁쌀처럼 옹기종기 꽃대에 붙어있다
무릇 -2
첫 능선에서 귀한 무릇꽃을 대하니
또 어떤 야생화가 피어있을까...?
은근히 기대가 커진다
코끼리바위를 지나
안부 계곡으로 가는 샛길로 접어든다
코끼리바위
뙤약볕에 숲속의 향이
온봉으로 느껴진다
숲의 피톤치드에
더위를 위로하며 가는 길
산초나무에 푸른 열매가 알알이 맺혀있고
개옻나무에도 연두빛 꽃점들이 총총하다
산초나무 열매
개옻나무
참으로 숲은 여름의 왕이다
일상에 찌든 피곤함을
말없이 치유해주는 피톤치드 향이 고맙다
마음이 가벼워지는 계곡길엔
물소리도 말라붙어 미그러운 바위면은
누드 차림으로 맨몸으로 산객을 맞는다
누리장나무꽃
싸리나무 숲 무성한 좁은 길을 빠져나갈려니
하얀 꽃술을 치켜든 누리장나무 꽃이
숲의 여왕처럼 도도하게 반듯히 고개들고있다
그리고
잎을 따서 비벼대니
땅콩누린 냄새가 뿜어낸다
초목에 피는 여름의 꽃
이름에 어울리는 누리장나무 꽃 내음을
뒤로하고 갈려니
털중나리꽃 1개체가 긴 허리를 치켜들고
하늘향해 붉은점 화장을 하고 예쁜 모습이다
털중나리 -1
계곡갈림길에 이르러
철봉 안전대가 드리운 계곡폭포옆
높은 바위벽사면으로 조심스레 올라간다
온몸에 땀이 홍건하게 흐르고
바람도 잠이들어
목이타고 갈증이 난다
배낭을 내리고 찬 생수를 꺼내
한 모금 들이키고 두 모금 삼킨다
털중나리 -2
상단부 소나무숲 그늘진 바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준비한 행동식으로 힘을 돋군다
암릉들이 이어지는
설악산의 공룡능선 같은
북한산의 바윗길 향로봉으로 향한다
북한산 향로봉 암릉 능선
언제 보아도 웅장하고 호쾌한 암릉
가히 공룡능선처럼 바윗길이 마음을 잡아끈다
넘어가는 바윗길
올라서고 내려가고
뛰어넘고...
비봉 능선을 배경으로(향로봉에서)
향로봉 정상 암릉선에 이르니
사방이 탁 트인 산경과 서울 시가지
숨찬 가슴을 슬어내리지만
바람 한점 끔적않고 찌는 더위만 원망한다
속 시원히 솔개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좋으련만...
가파른 바위벽 그늘에서
멋있게 보이는 비봉~ ktx바위가 일품인 비봉 남능선
그 뒤로 보현봉 ~ 문수봉의 우뚝한 봉우리
코뿔소바위와 뒤로 문수봉~ 보현봉
향로봉 공룡능선 바윗길에
산 향기가 가슴 가득 채운다
나의 빈 마음까지도
바윗돌, 나무가지, 풀숲 모두가
그날도 뜨거운 햇살을 먹고
8월을 불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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