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봉~ 왕관봉 안개젓은 산행길
몇주째 주말에 찾아오는 장맛비 세례에
마음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가자 ! 산우야 ~
비가 올려면 오라지~~
그저 산마루 넘고 산릉에 올라
혹시 안개비라도 맞으면 그 또한 복이 아닌가
그러다 하늘이 개이면 암봉에 올라 큰 가슴열고
산그리매 넘어 지나가는
안개구름이라도 실컨 보며
일주일간 알게 모르게 열받은 찌꺼기랑 다 털어내고 오자꾸나
<계곡의 급류가 시원스럽다>
백운대길 통제소 오름길을 들어서니
조금씩 �방울이 떨어지더니 금새 주룩주룩 퍼부어댄다
오름길 사면 개울길이 넘치고 돌부리를 딛고 넘어서
산마루길을 올라간다
물이 넘치면 바위돌 디딛고 넘어가고
길이 아니면 돌아가야하는 산행길
비야~~
멈추어다오
배낭속의 우의를 꺼내 걸치고
우산도 받치고 폭우속을 헤치고 올라간다
비를 맞고도 묵묵히 오르는 산우에게
산우야~ 힘내 ! 우산써..
우의를 걸치고 무덥게 하루재 산마루턱에 올라서니
고개쉼터에서 비를 피하며 점심을 나누는 팀들도 보이고
아예 하산을 서두는 팀들도 보인다
작은비만 내려주면
우리의 코스는 무리없이 타고 넘겠는데...?
상의끝에 코스를 조정하고
영봉을 넘어 육모정~ 왕관봉 정상 꼭대기로 가기를...
가끔 안개비를 동반하고 소리없이 왓다간 사라진다
그런중에도
가끔 보이는 들꽃들이 여간 반갑지않구나
올여름에 처음 대하는 누리장나무꽃이
너무나 해맑고 반가웁다
<이쁜 누리장나무꽃이 너무 고와서 비 눈물을 닦아주고...>
길섶 한켠에는
참나리꽃이 빗방울 듬뿍 머금고
빗물샤워를 하고있다
<옥구슬이 떨어질 듯 예쁜 참나리꽃>
<풀숲의 거미줄에도 대롱대롱 빗방울이...>
계속 오는 빗줄기에 속수무책으로 능선길을 가다
벙커가 있는 바위 암릉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잠시 비를 피한다
잠시 비가 멎은 사이
암봉밑에서 행동식으로 오찬을 서둘러 챙기고
시원한 얼음생수로 가슴을 식힌다
안개꽃이 피어오르는 능선 숲길은
천상의 녹색 화원이다
<작살나무 열매>
산초나무열매가 어느새 제법 달려있고
숲속의 귀공자 단풍나무도
안개속에서도 잎새가 푸르르다
손나무늘어진 오름길옆에는
빗물 알갱이가
솔잎 끝자락에 알알이 맺혀있어
건드리면 뜩뚝 떨어져나간다
또 다른곳엔
싸리나무꽃이
빗방울 받아들고 아름답게 나뭇잎에서 춤을춘다
땅속밑에 숨어있던 버섯포자가
빗물 머금은 땅밑에서 생명을 다해
한껏 멋을 부리며 얼굴숨긴채 피어있다
큰 솔가지 옆동네에 자리잡은
작살나무꽃도
비에 흠뻑 젖어 산객을 맞이하며 반긴다
그렇게 오락가락 내리며
우리를 가슴태우던 빗방울도 멈추고
산은 서서히 베일을 벗고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왕관봉 정상에 올라 멋진 전망을 즐기며...>
** 뒤로 도봉산의 자운봉~ 칼바위 ~ 오봉의 핵심 능선 **
그대들이 우중에도 힘들게 우릴 찾아주어 고맙다고
짧으나마 얼굴을 보여주게겠다며...
깜짝사이에 안개구름 몰아내고
도봉산 산경의 진수 아름다운 능선을
(자운봉~ 오봉)
유감없이 펼쳐보이더니
이제 어서 내려가라 한마디 남기고
다시 산릉은 운무에 잠겨버렸다
<산을 즐기며 사랑하는 sanj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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