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동백꽃 피는 5월에
그곳 설악산
5월에 잠간 들러갑니다
죽마고우 3명이 함께
저기에 화채능선 암봉들
삐죽 삐죽 고고하고
우축에는 달마봉이 가슴을 누릅니다
신흥사 담벽 숲길가를
어느새 지나고
한참을 올라가
돌길가 구석 안쪽에 하얀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피었네
피었구나
쪽동백아 ~~
처음보던 너 그때가
어제 같은데
어느새 이렇게 흘렀구나
쪽동백꽃
뭐가 부끄러워 하얀 얼굴 감추고
긴 가지 잎파리 안쪽 숨어서 피어나는가
이제 그만
너의 고운 얼굴 내밀고 인사하려므나
뉘라서
너를 잊으며 그냥 지나갈까
울산바위 오르는 산객들 한참 멀거만
미리 마중나와 웃어주니
정말 고맙구나
너라도 함께하면
그만 가슴풀고 발걸음 같이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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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일 지난 한참
동창 산우들과 오르는
서울의 관악산에는
뜬 구름없이 운무가 뿌옇게 산길 가득하다
숲속 나무길에 왠 담장이 옹골차게
숲속을 호령하듯 홀로 담대하구나
관음사 아랫길 왼쪽가에
때죽나무꽃 한얀 얼굴
참 반갑구나
때죽나무꽃
잠시 한눈 팔았으면 못볼 너의 얼굴
때죽나무야
동네 처녀 옹기종기 모두 나와
무심히 지나는 산객들 바라보며
지난 밤 꿈 이야기라도 들려주려나
하이얀 얼굴 설악산 쪽동백아
그리고 서울 관악산의 때죽나무야 ~~
너이는 뭐가 그리 좋다더냐
올 봄도 5월은 무정하게
소리없이 지나가는데
너희는 온 몸으로
하나가 되어 나무가 되고
꽃이 되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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