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앨범

향로봉 남벽은 안개 바람불고...

산죽 산바람 2008. 4. 1. 13:35

 

 향로봉 남벽을 넘어서...

 

  3월 마지막 주말은 옅은 흐림속에 다가왔다

  안개 넘어로 감춰진 그리운 님 찾아가 듯

  산은 정막하기만하다.

 

코끼리바위가

간밤의 봄비를 듬뿍 먹었는지

힘차 보이게 서있는 능선길을 지난다.

 

<코끼리바위>

 

족두리봉 방향의 진달래꽃이

환히 밝은 얼굴을 열고 인사한다.

 

 

오늘의 미션 1 ...

 

    깊이 패인 계곡을 끼고  능선을 타고 오르면

     거대한  암벽이 폭포계곡 북쪽으로

   하얀 이빨을 들어내고 있는 릿지길이다. 

겨울엔 낙반사고가 발생하는 위험길이지만...

 

<물갬나무 사이의  릿지길 >  

 

 지난 늦 여름날 암벽길 반대쪽 위에서

     암벽길의 위험도를 보아둔 기억을 돌이키며

   바라보니가슴의 맥박이 가빠져온다.

 

 <암반 사면에서...>

 

  깊은 낭떠러지 암반옆으로 난 쇠줄을 넘어간다.

   그리고 건너 뛴 릿지바위길의 감촉을 느끼며

   몇 발자국 사면을 타고 오르니 릿지길이 생각보다 괜찮다.

 

   도전과 첫 시도는

   항상 설레임이다.

   그리고 짜릿함이 교차하는 묘한 감동을 안겨준다.

 

    중간부 홈패인 곳에서 앉아

    아래를 내려보니  경사면이 더 아찔해 보이고

    건너편 능선길에 산객들이 바라보며 손짓한다.

 

                                                              <수염잔디풀>

 

         릿지 바위타고 오른 상쾌함이

        가슴을 시원케 요동치고

        바위길 사이사이 촉촉히 젖은 사이로

        헤쳐나가니 긴수염같은 산잔디풀에 꽃이 열려있다.

 

잔디꽃과 흡사한 모양에 입을 다물고

몰래 찾아온 산객에게 묵묵히 말이없다.         

                                                             

                좁은 샛길따라 내려가고 올라서는 

                계곡 건널목의 커더란 바위벽에

                 파르르한 돌이끼가 한껏 멋부리며

                    이끼꽃을 피우고있다.                  

                              

                                                               <돌이끼에 핀 꽃>>

 

본격적인 향로봉 남벽길가는 가파른 사면길 숲속으론

 물갬나무에 꽃들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생강나무 노란꽃도 더욱 선명하게 자태를 뽐낸다.

 

 <물갬나무꽃과 지난 가을의 씨방>

 

사면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차가웁다.

바람을 피해 바위뒤에서

 따거운차로 목을 추기며

간단하게  점심을채운다.

 

본격적인 남벽 오름에...

 

향로봉 남벽사면을 올려보니

가파른 암벽올 타고

빗물인지 해빙수인지 흘러내리고.

바위 경사면이 제법 미끄러워 어떡할까...?

 

 

  <남벽 사면의  암반 릿지길을 디디고 올라서 ...> 

 

<위험 크랙구간 상단부>

 

  한 차례 암벽크랙에서 발디딤을  제대로 확보치않아

      2 미터가량 미끄러져 떨어지니

       잔등에 식은땀이 홍건하다.

 

      잠시 방심한탓에 무릎과 정강이까 까져 아려오지만

      휴우~ 다행이다. 

 

                                                

 

                                                             잠시 숨을 돌리면서

     주변을 다시 살피고

배낭을 동여매고

장갑을 벗고 크랙안쪽으로 손을 잡고 우측벽에 발등 디디고

 클랙 위로 올라서 간다.

 

다시 마지막 상단부로 향한다.

 

 

                                             <암벽사면 상단부 턱에 올라서니...>

 

      오늘의 미션은 또 성공이다.

      위험은 항시 순간에 다가온다.

 

 

 더욱 긴장하고 조심해야 함에

  힘차게 다짐하며 전망바위에 다가 올라서니

안개 바람이 휘~ 가슴을 스친다.

그리고

나의 열정이 넘친다.

<남벽 정상의 마당바위서 본 암릉길> 

 

     <암릉길  이어진 환상의 공룡능선>

 

 향로봉 암릉의 공룡능선길은

 언제나 가슴을 흔들며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전망대에서 보는 확트인 비봉능선과 그 넘어로

문수봉~보현봉이 아물거리거리고

 

용의 등줄기를 타고가는 듯

 암릉길은 안개가 옅게 밀려오고 가랑비가 소리없이 내린다.

문수봉~보현봉에는

운무와 안개가 춤사위로 날개짓하며

하늘을 덮고있다.

 

3월의 말미는 향로봉 남벽릿지로

또 다른 진한 감동이 가슴을 채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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