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잠든 만경봉에는...
숲속 계곡은
6월의 무더위에 숨을 죽이고있다.
뙤약볕 더위에 비지땀이 목줄기를 타고 흐른다.
행여나 바람불까 기다려보지만 ...
기다려도 아니오는 님처럼 마음만 애타게한다.
무당골 깊은 숲속엔
조록싸리꽃이 자주빛 머리댕기하고
곱게 피어나고있다.
골짜기와 바윗길은 자꾸 깊어지고
나무를 타고 오르는 칡넝쿨이
숲을 뚫고 비치는 햇살에 속살을 내어놓고 일광욕을 한다.
<햇살받은 칡넝쿨>
골짜기 숲속의 장원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보냈으니
서둘러 능선길을 올라야한다.
정말 목이 탄다.
땀도 송골송골 맺히고...
바위에 올라 쉬어보지만
김빠진 맥주처럼 더위에 맥이 풀린다.
1차 목표지점인 족두리봉까진 아직 갈 길이 바쁘다.
계곡의 길가에 바위이끼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리고 목을 길게 쳐들고
나에게 방긋 웃는다.
그래. 고맙다. 곱게 잘 자라거라~~
담에 찬바람 불면 다시 오마
숲길넘어 족두리봉에서 뻗어내린 작은 지능선을 올라
쉼터바위벽을 올라 쉬어볼까도하지만
햇살이 눈부시어
그냥 행군은 이어진다.
햇�을 먹고 크는 물갬나무열매가
진녹색으로 영글어가고
잎 가장자리의 톱니모양파릇한 색조가
햇살을 받아 찬란스레 비친다.
< 개암나무(물갬)열매 >
지끔까진 녹색 숲 계곡길을 오르느라
녹색나무들과의 산동무였지만
본격적인 능선을 타고 산넘어 산이다.
족두리봉 암릉길에 이르니
시야가 툭 트이고
사방의 파노라마 산경이 가슴을 시원케한다.
<족두리봉서 본 우거진 숲과 만경능선 ~ 용암봉>
낙화암 직벽바위가 시원스럽고
만경능선 꼬리가 용암봉을 몰아세우 듯 그 기세가 당당하다.
그리고
북쪽의 인수봉엔 어느새
암벽꾼들의 행군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감동의 인수봉은 눈부시다...>
암장을 타기에 너무 좋은 날
시야도 확 트이고
바람도 잠이들었으니...
인수봉 북쪽 끝 귀바위 의대릿지에도
바위꾼들이 올라 타고있는 모습이 들어오고
남서벽에도 빽백히 벽에 붙어있다.
멀리서 환호를 보낸다.
확보 ~~~ 완료 ~~~ 성공
<줌인하여 당겨 본 암벽에 붙은 환상의 바위꾼들...>
6월의 파노라마같은
인수봉 암벽의 바위꾼들의 바위사랑이야기가 들려온듯
잠시 더위도 잊은채
우린 대리만족으로 침을 삼키다.
족두리를 넘어
우리도 만경대 동능선으로 올라간다.
조금만 기다려라~
경사진 능선 사면길의 숲속에는
단풍나무 가지에 단풍열매가 달려있다.
아름다운 열매가 너무 귀여워 보이는 것은
흔치 않은 열매의 모양새가 어쩜 바람개비를 닮아 이뻐서 그런 느낌을 갖는가보다.
그래 내가 너희 이름을 지어주마~
바람개비라고...
너희가 산길을 이쁘게 수 놓아
산객의 마음을 심심치않게 해주니 너무 고마웁구나 ~
오리나무숲 그늘진 바위에서
배낭을 풀고
얼음 생수를 꺼내 들이킨다.
그리고 만경봉이 가까워지고
가슴의 맥박은 진동하기 시작한다.
만경봉 정상 선바위앞 테라스에 올라서니
땀방울에 젖은 얼굴에는 소금꽃이 피어난다.
<정상에서 본 만경능선의 암봉릿지>
소리없이 다가오는 암봉의 숨 소리를 들으며
뜨거운 태양에 온몸을 태운다.
뒤에 올라온 2인 가족 2팀이
만경능선 릿지를 성공리에 끝내고
정상에서 장비를 점검하며 하산준비를한다.
<만경봉정상에서의 흔적>
6월의 만경봉은
언제나 처럼 우릴 뜨겁게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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