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구절초 꽃피는 10월 산

산죽 산바람 2010. 10. 18. 01:45

뭉개 구름과 북악산 (좌) ~ 인왕산 (우)

구절초 꽃피는 10월  -   山   竹 

그저께는 강 바람이 불어대더니
오늘은 산 바람이 10월 산을 소리없이 덮는다
파랗지 않은 하늘에 가끔 흰구름 뭉개처럼 떠있어
가을의 깊은 내음이 더 맛스러웁다

산부추 꽃
올해에도 가끔 들러보는 코-스 이건만 
한 번씩 다시 돌아보는 산길이
가끔 좁아져 보이기도 하고 
더 넓어져 보이기도 하는건
내 마음이 그새 닳아져서일까
행여나 그럼 안되지 하며 
바위벽길 기어올라 잠시 숨을 내쉬며
전망 좋은 곳에서 가을 산경을 즐긴다

청미래(망개) 열매
 먼 곳에서는 아직 나뭇잎이 누른띠를 두르며
곧 붉게 물들이려는지 숨을 죽이고 있는데
바위 숲속 한 켠에 작고 예븐 가을의 미녀
구절초 하얀 꽃이 가련히 눈에 뛴다
산객들 눈을 피해 알게 모르게 
내가 오기를 기다렸을까 ~
가피른 길  오르긴 힘들고 어려워도 
너가 있어 잔등에 땀마져 다 잊어버리고
너의 희고 가는 꽃잎에 잎을 맟춘다
지난 슬픔과 아린 가슴 다 잊고
올 가을엔 맑게도 곱게 얼굴 빚었구나

구절초 꽃
내려오기가 더 어려운 바윗길 넘어에
저 멀리에 빨간 저녘 노을이 물드느나
눈 깜작할 사이에 산속이 저물고
가을 날개도 어둠속에 접어들어간다
얼마나 아름다운 산중 노을의 낙조인가
10월에 곱디고운 석양빛이 휘파람불고
하모니카를 불며 저문다
마치 가을 추억을 가득 싣고
먼 항해를 떠나는 돛단배처럼 ~ ~

향로봉 암릉길
나뭇잎 떨어지는 바람소리가 
자꾸만 나의 머리곁에 스치고
방금이라도 내 님이 올련지 
하늘가의 반달이 슬며시 웃어댄다
나뭇잎 사이를 뚫고
하얀 구절초 꽃잎이 어둠사이로
덜컥 내 가슴에 날아와 안긴다

가을 선율이 밤의 여로를 향해 돛을 올린다 아련히 물결치는 추억의 파편이 밤 하늘 불꽃되어 춤을 추고 은빛 강물결은 님의 얼굴이어라 너의 가슴에 밤 이슬이 차겁게 머물다 유성처럼 사라진다 친구야 가을 바람이 강물이 되어 말없이 먼 길 어디를 가려는지 오늘밤에는 낙엽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향로봉 정상의 억새와 저녁노을 흐르는 곡 가을향 짙은 음악 몇곡 Dust in the Wind The Saddest Thing ~ ~ ~ ~ ~ ~ 숲속의 구절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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