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가
- 山 竹-
떨어져 흙이 되어
어느새 다시 꽃이피었습니다
새벽 이슬이 춤을 추고
심술궂은 다람쥐가 흔들어댄
가지에도 화사한 아침햇살이
꽃잎과 입을 맞춰요
바람결에 떠나간 사람들도
말없이 꽃잎 그리워 다시 찾아와
나뭇잎 소근대는 소리에 귀 귀울이며
잊었던 그 세월을 불러들입니다
몰려든 각자의 기억의 세계에서
비바람 일던 그 산길을 찾아나선다
오늘은 바람도 매차게 불어오지만
찬란했던 그 시절 아름다움에
작은 생명의 존재를 껴안습니다
꽃이 피는 나뭇가지뒤에 숨어있는
작은 순결의 고요함마저
부둥켜안고 사랑해야지
또 정적은 다시 산울림되어
꽃을 피우고 다시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