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가을은 참 고왔습니다.
산길 숲속에는 온갗 색깔이
그대의 마음처럼 병풍처럼 장식하고
아름답게 수놓아서 산새를 불러 모우고
솔가지에 바람을 불게합니다
길게 늘어진 솔 가지에는
여름날의 끈끈한 송진이 흐른
짙은 농액이 제 몫을 다한
향긋한 솔향이 참 좋습니다
애기단풍나무도 삶의 숨길을 멈춘채
어느새 연모의 정을 뒤로 숨기고
수북히 쌓인 낙엽에 파묻혀 겨울 준비를 한다
늦가을 찬 바위돌에는
아직 따사로운 체온의 정취가 그림자처럼
내 뒤를 살며시 따라옵니다
가끔 돌개바람이 불어대면
그대의 손길이 느껴져와서
노적봉위에 떠 있는 뭉개 구름을 바라봅니다..
하늘은 그대 눈빛처럼 금빛이 되어
곱게 가을을 붉게 물들어버리고
계절을 몰고 내딛는 발자취에
너와 나는 다정한 친구되어
이 밤의 등불을 지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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