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秋景
秋 景 (북한산) 11월의 갈바람이 아직은 시퍼렇게 숨어있다 내일(일요)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니 서둘러 배낭을 꾸리고 북한산 들머리 우이동길로 나선다 오전의 산과 계곡은 짙은 운무가 깔려있고 언제 운무가 농무되고 농무가 연무될지 궁금속에 하루재길 마루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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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단풍색감은 세월속에 점점 떨어지고 짙은 갈잎이 그 자리를 대신해서 메마른 가지에 달랑 걸려있다 아작은 가을이 끝나질 안았다는 묵언의 시위라도 하는듯 말이없다
메마른 가지에 댕그라니 걸려있는 아름다운 갈잎의 색감은 지나는 바람에 팔랑이며 겨울에의 긴 여로로 가려는지 분주히 떨고있다
가파른 동능선길을 오르며 쉬며 사방에 펼쳐지는 멋스런 암릉과 바위벽 멀리에는 뻘겋게 타다만 듯 주황색 무늬가 내 눈을 끌어당긴다
만경능선 만경대정상에는 아직 연무가 휘뿌옇게 걸려있고 건너편 백운대 오름길엔 산객들이 긴줄을 이루며 오루고 내리며 긴 띠를 이루는 모습 가마득하다
만경대정상서 연무는 끝내 종일 내내 하늘을 덮고 옅은 산경의 그림을 만들어내니 새로운 느낌의 정감에 여간 고맙지않다 가을이 짙어가는 북한산은 여기저기에 늦바람 가을을 즐기는 산객들의 정겨운 모습이 다정스럽다
백운대 - 인수봉 가깝게 그리고 눈앞에의 인수봉 바위벽에는 11월을 불 태우는 암벽꾼들이 동벽 남벽에 각기 팀을 이루어 작은 점을 이루며 붙어있다 삼각산의 이정표 백운대정상에는 언제나처럼 태극기가 선명히 팔랑이며 많은 산객들의 숨소리에 열기를 더해준다
마지막 코스인 염초능선 (염초봉 ~ 원효봉) 백운대 남벽에도 릿지꾼들의 바위벽에 붙어 오르고 내리고 늦가을은 바삐 움직인다
만경대 정상에서의 가을 산경을 만껏 포식하고 멀리 건너에 우뚝 솟은 염초봉 능선으로 또 탐을 낸다
염초봉정상에 올라서 가을은 짙어만 가고 금새라도 빗방울 떨어질 듯 하늘은 조용하다 건너편 멀리의 노적봉은 말 없이 손짓하는데 애타는 마음 어디로 갈거나
염초봉 정상 암봉에 떨어진다 마구 떨어진다 빗방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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