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죽 산바람
2012. 10. 5. 12:10
가 을 목소리 山 竹
가을 내음이 난다
어릴적 뭐가 그리 좋아
들판길 지치도록 놀며 뒹글었던가
허기진 빈 뱃속이 쪼르륵 울어대도
누런 논뚝길서 재밌게 메뚜기잡아
꿰어놀던 가을 들판이 아닌가
동생들 찾아 여기 저기 불러대던 형의 목소리
그 목소리 야~ 배도 안고프냐
얼른 손씻고 밥먹고 숙제해야지 하던 그 목소리
지금도 귓전에 들릴락 ~
세월이 어스름이 지나간 이번 가을에
나는 배가 고프질않네
누런 논밭 물결들이 멀리 떠난 기억속에
벼알같이 고운 가을 노을이 대신 춤추니까
가을은 어린 시절 나의 동무였네
언제나 내 옆의 꿈이 었네
이제 누렇게 익은 가을 하늘이 나를 부르면
나는 어린 꿈을 꾸며 형의 목소리를 듣고싶다
가을 억새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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