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소나기 바다
푸른 파도를 안고
하루가 시작되는 바다
아침이 그대 눈동자처럼 밝아오면
바다는 출렁거리며 반짝 답을한다
부서지는 포말이 갯바위를 때려
가슴에 검은 멍 쏟아져 내리고
짤피가 물결을 뚫고 하늘을 쪼으면
미어진 가슴도 끈을 풀며 달랜다
물결이 숨가쁘게 여름을 휘젓고
은빛 갈치비늘처럼 부서지는 바닷가
해안 모퉁이 길을 헤치고 핀 접시꽃
열린 바닷길을 통으로 껴안으며
내 심장에 목을 놓는다
그리고
바다는 가쁜 숨을 쉬며
은빛을 쏟아낸다 .
山 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