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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와 낙엽지는 강변의 밤

산죽 산바람 2010. 11. 26. 00:27

 

      억새에 부는 강변의 밤 / 山 竹
    너의 밤은 참 곱구나. 언제 이렇게 찬바람에도 하늘거리며 춤을 추느나 밤 불빛에 물든 색깔이 누구의 마음같아서 더욱 좋단다 오늘밤따라 찬 바람이 시큰한데 아름답게 밤을 수놓은 너의 모습은 사랑으로 채워주고 추억의 밤은 깊어만간다 잔잔한 시간에 들려오는 음악이 마음속 바람을 살갑게 다득거린다 옛 이야기 나누며 걷는 강변의 밤 참 고맙구나

     

    길게 늘어진 나무잎 가지에는 붉은 잎새들이 추의를 견디고 팔랑이고 수북히 떨어진 낙엽에 스미는 가을날의 끈끈함이 참 좋다 찬 바람에 아직도 억새는 가슴을 쥐어잡고 슬피 울오댄다 따사로운 여름날의 정취가 그리워서인지 가로등 불빛이 그림자처럼 억새를 비추고 억새는 오늘밤도 강바람에 살을 에이며 작은 이별의 노래를 부른다 눈빛처럼 고운 강변의 금빛같은 밤 그대는 이 밤의 등불이었나.

    Paul Schwartz - Veni Redemptor Gent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