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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두리봉에 소나기 퍼붓던 산행 길

산죽 산바람 2010. 7. 1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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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봉 ~ 비봉 능선

소나기에 젖은 족두리봉 산길
여름 장마 무더위에 조금은 짜증도 나건만 주말의 일기예보에 귀를 쫑긋한다 비가 안온다는 뉴스를 접하고 토요산행의 일정 스케쥴로 집을 나선다. 등산로 초입부터 훅훅 찌는 더위 바람 한점없이 숨이 막히는 열기의 날씨에 오르막 능선 길에 땀이 솟구치고 또 마구 젖어 흘러내린다. 아무래도 오늘 깨나 혼 날거같은 느낌이다. 숨은 가빠지고 발 걸음도 무겁게 죄어노니 체력 안배를 조절하며 큰 바위옆의 그늘진 곳 나무 아래서 잠시 숨릉 고른다 어휴 ~~ 왠 땀이 이렇게 ~ ~ 북벽의 Rock-climer
등산 코스를 머리에 그리며 족두리봉 동벽 기슭으로 방향을 틀고 들어간다 많던 암벽 바위꾼들도 날씨 탓인지 더위에 지쳐서인지 오늘은 현저히 줄어 서너팀밖에 보이질않는다 3주전쯤 보아 두었던 청미래나무의 열매가 궁금해져서 빨리 가서 관찰을 하고파 욕심이 앞선다 가파른 바윗길 벽을 기어올라 당도하니 암벽 오버랩하는 팀이 구슬 땀을 흘리며 더위와 싸움을 한다 땀방울에 소금띠가 묻어나고 습하고 더운 날씨속에 바람바저 고요하니 숨이 헉헉되고 참 고얀 날씨다
청미래열매 넓적바위에 배낭을 내리고 전망대서 숨을 가누며 물 한 모금 들이키니 가슴이 풀리고 두 모금 마시니 살것같다 산속 소나무 바윗길에 평화로운 적막함이 깃들고 그늘 아래서 낯잠이라도 한 숨 자면 좋을것 같은 그런 오후의 시간이다 향로봉 암봉능선이 장막을 헤치고 웅장하고 그 뒤로 비봉 봉우리가 뾰죽 얼굴을 내밀고 겹겹히 보현봉 ~ 문수봉 능선이 더위속에서 아마득하게 눈에 들어온다 산속의 새들도 더위에 지쳐 잠이 들었는지 새 울음 소리도 끊어진 시간 옅은 구름이 차즘 거므스레 짙어져 오는게 아무래도 수상스럽다 한방 소나기가 떨어져오더니 뜨거운 바위의 열기를 식히고 시원한 빗줄기의 고마운 소나기다. 이참에 소나기 샤워라도 해햐지 하며 그냥 비를 맞다보니 ~~ 이것도 아닌데 ~~ ? 다시 큰 바위들이 얽혀있는 두어명 피할 수있는 틈새 문칸방같은 작은 바위굴로 기어들어 비를 피한다 비가 몰고온 바람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없이 좋다 아카시나무 열매
풀 내음에서 송편찌는 내음이 콧가를 스며들고 샤워 소리같은 소나기 빗줄기가 한동안 시간을 멈춰 세운다 꿀맛같은 단비인가 보다 그렇게 소나기가 두어 번 내리고 그치고를 반복하다가 언제 그랬냐며 멀리 아주 멀리 사라져갔다 청미래 넝쿨 숲엔 빗물이 어려있고 파아란 열매에 푸성귀 같은 향긋함이 잎사귀의 빗물에 함초롬히 묻어나니 내 풋사랑같은 첫 사랑 그 소녀가 떠 오른다 청미래 넝쿨 숲뒤 북벽 릿지길에는 빗물이 암벽을 적시어들고 실타래처럼 실 안개가 살포시 피어난다 아 ~ 족두리봉 돌아가는 숲길 안쪽에 어느새 꿩의 다리 쬐그만 꽃이 피었다 여름은 이렇게 여름이구나 ~ ~ 꿩의다리에도 연보라 꽃이 피었으니 말이야 SANJOOK 청미래 열매-2
친구야 7월의 주말은 이렇게 저렇게 갈 곳도 많고 할 일도 한두가지 아니고 보고픈 곳도 왜 이리 많은지 ~ ~ 친구야 ~~ 언제나 처럼 잘 지내고 있겠지 ? 아 이제 좀 산바람속에 좀 쉬어야지 꼬마 학생시절의 여름방학이 이 세상 무엇보다도 좋기만 하던 시간 나라고 방학하면 안되니 생각만 햐도 재밌잖아 ~ 싦의 길에 때론 쉬어가는 방학이 있어야만 지친 몸과 마음을 다시 돌아보고 잊고 지낸 길을 찾아보는 느낌이 들거든 사랑하는 친구여 7월의 더위를 족두리봉의 풋 내음에 날려보낸다 ~~ 청미래 풋 열매가 너무 좋은거있지 그럼 안녕 ~ ~ 친구야 山 竹

산중 휴식의 짧은 쉼표에 시원한 샘물이 솟아난다 한 가닥의 소나기는 너와 나의 메마른 사랑의 끈을 채워주는 단비 같으니까 ~ 고맙다 나의 소나기야 ~~
George Skaroulis - Forgotten Song